2021년 회고
다들 새해 다짐 잘 실천하고 계신가요? 전 아직 다짐을 못했습니다. 약간의 업무 슬럼프가 오는 것 같아서 뭘 해야할지 아직 계획이 없네요. 날 좀 풀리면 운동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 블로그
이 블로그를 운영한지 1년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보 공유 + 추억 소장용으로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트래픽이 점점 늘어나서 이제는 글을 써야한다는 기분 좋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생겼습니다.
지난 28일간의 사용자 유입 데이터
주료 평일에 유입이 많은데, 회사에서 일하실 때 다들 구글 검색 많이 하시니까 그게 원인인 것 같습니다.
근데 최근 일주일 간 트래픽이 다른 평일보다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원인을 파악해보니 제가 매일 확인하는 서핏 페이지에 제 블로그가 수집되기 시작했더군요.
서핏측에 따로 글 수집을 요청하는 공간이 없어서 내 블로그도 품질이 괜찮아지고 검색 엔진에 자주 노출되면 서핏팀에서도 언젠가 내 글을 수집하겠지 생각했는데 최근에 크롤링이 되고 있었습니다.
서핏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브라우저 새 탭을 열 때마다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글을 모아주는 서비스입니다.
아직까진 디자이너 성향이 강한 서비스라 다른 분야보단 디자인 관련 질 좋은 아티클이 많습니다. 관련 소식을 받고 싶으신 분들은 꼭 사용해보세요. 전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개인 프로젝트를 할 때 영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아무튼 크롤링이 되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근데 저의 글이 다른 채널에 점점 더 수집이 될텐데, 수집된 썸네일 이미지를 보니 참 착잡합니다. 앞으로 이미지에도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좀.. 구리니까요.
썸네일 만드는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좀 편하고 이쁘게 썸네일 이미지를 만드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네요. (SaaS 아이디어 드렸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도해보세요!)
구글 서치 콘솔 인사이트
이건 꼭 자랑하고 싶었던 건데, 구글에 검색하면 맨 위에 나오는 글이 무려 2개나 됩니다.
하나는 개발과 관련된 웹소켓과 socket.io이고, 또 하나는 디자인쪽 주제인 웹 폰트와 사이즈는 어떻게 결정해야할까?입니다.
20개 정도 글을 작성했는데 그 중 2개가 상위 검색이면 엄청 좋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글 품질이 좋아서 상위 검색 결과로 노출되었다기보단, 그 동안 웹사이트 운영을 많이 하다보니 검색 엔진 최적화(SEO) 스킬이 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검색 결과 1, 2등 아니더라도 첫 페이지에 나오는 글들도 꽤 되니까요.
SEO에 대해서도 블로그로 작성할 생각입니다. 기다려주세요!
대외 활동
작년 초에 운 좋게 오픈소스 관련 작은 수상을 했었는데 그걸로 약간의 대외 활동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오픈소스 제출하면 5개 기업 선정해서 치킨 준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자동 배포하려고 혼자 만든 오픈소스 툴 제출했더니 수상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로 교촌 치킨 10마리 받아서 우리 팀이랑 다른 팀들 나눠 먹었습니다.
치킨 잘 먹었습니다 ㅋㅋ
저 때가 위워크 종로타워로 출근하던 때인데, 지금은 종로 지점이 없어졌습니다. SK그룹이 전체 매입한다고 했었나?
아무튼 수상하고 끝인 줄 알았는데 관련 내용으로 기사를 내야해야한다고 하셔서 처음으로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결과물. 친구들한테 공유했더니 합성이냐고 놀림받았다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보니 기자님은 게임 쪽 출신이신데 지금은 오픈소스에 관심이 많으셔서 지디넷 유튜브 채널에서 관련 주제로 동영상 기획 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인연이 되어서 유튜브까지 찍게 되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오픈소스 툴 2개를 선정해 기자님과 티키타카하며 라이브 코딩을 했었습니다.
당연히 1개는 제가 수상했던 툴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tailwindcss
를 소개했습니다.
녹화 다 하고 집에 와보니 끝에 10분 정도가 오디오 녹음이 안되서 따로 그 부분만 집에서 혼자 녹음해서 다시 보냈었는데 그게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재밌었고, 이렇게 결과물이 남아있어서 뿌듯합니다.
최근에 기자님을 근황 공유할 겸 뵀는데 다른 영상 기획 중이라고 하셔서 꼭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녹화하려면 개발 공부를 계속 해야할 것 같습니다. 매년 느끼지만 개발자는 정말 힘듭니다. 새로운 분야를 계속 공부해야 하니까요..
롤토체스
연말에 사이드 프로젝트랑 블로그도 손에 잘 안잡히고 약간 업무 슬럼프가 와서 스트레스와 답답함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잠깐 여행가서 쉬고 오는 방식으로 해소를 많이 하시던데, 저는 여행을 다녀온다고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서 여행말고 다른 게 필요했습니다. 초딩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연말부터 지금까지 롤토체스를 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습니다.
롤토체스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든 회사인 라이엇에서 운영하는 체스 게임입니다. 진짜 체스랑은 룰이 완전히 다르지만, 체스만큼 재밌습니다. 논리력을 엄청 요구하고, 순발력도 엄청 요구됩니다.
8명이서 게임을 진행하고, 1:1로 돌아가며 계속 전투를 진행합니다. 체스 판 위에 서로 여러가지 기물을 올려서 4등 안에만 들어가면 승리를 하게 되는 게 규칙입니다.
아무튼 1-2달 랭크 게임을 열심히 했더니 티어를 많이 올렸습니다.
이 게임을 열심히 하면서 제가 일상에서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이게 일정 수준 랭크가 올라가니까 다들 너무 잘해서 내가 기물을 왜 이 칸에 배치를 했는지, 내 기물에 이 아이템을 왜 줬는지 생각을 하지 않고 무지성으로 플레이하다보면 바로 5등 밑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즉 게임을 이기기 위해 내 사고와 행동에 대한 이유를 계속 되묻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대화할 때나 행동할 때 이런 것들을 조금 적용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집안 가구 배치에 대해 생각해보는거죠. 내가 가구를 왜 이렇게 배치했고, 동선이나 가구 관리를 위해 좀 더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고민해보고 실제로 개선을 할 수도 있구요.
온라인 게임 싫어하시는 분들도 색안경 끼지 마시구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모바일 버전도 있으니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오바 조금 보태면 치매 예방도 될 것 같아요 (ㅋ)
(포장 오지게 했으니 라이엇 광고 기다리겠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싶어서 24살부터 개발을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고, 스타트업이 좋아서 그 동안 계속 소규모 기업에서만 개발자로 일을 해왔습니다.
6년쯤 됐는데, 이제는 스타트업 이라는 "용어"에 대해 조금 거부감이 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유니콘을 꿈꾸지도 않게 됐습니다.
유니콘을 꿈꾸는 기업 대표님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말정말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그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게 나쁘다는 게 아니고,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삶이 저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그 유니콘, 스타트업이라는 용어에 속아 창업할 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튜브 EO 채널에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님이 했던 이야기를 보고 좀 놀랐는데, VC라고 무조건 대표의 꿈이 큰 회사에 투자하는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득이 큰 쪽에 투자할 확률이 높겠지만)
영상의 내용을 요약 하자면 이렇습니다.
조 단위 회사를 운영하고 싶은 사람이 억 단위 매출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거나, 100억 매출만 만들어도 된다고 하는 사람이 조 단위 회사를 운영하려고 하는 게 좋은 방향은 아닙니다. 자신의 욕망에 맞는 시장을 찾길 바랍니다.
저도 유니콘급 회사를 운영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소프트웨어 창업을 하려면 무조건 유니콘 해야하는거 아니야? 라는 허황되고 막연한 인식이 깔려있던거죠.
저는 창업을 하고 싶고, 무조건 할겁니다. 하지만 내가 반드시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해야할까? 라는 질문엔 절대 아니오입니다.
조금 잘 버는 직장인 만큼 월급 받아도 좋으니 고객들이 정말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돈을 벌면 정말 좋겠다는게 제 마음이었던 거죠.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일반 직장인만큼 버는 회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정말 엄청나게 어려운 일일겁니다.
어쨌든 저의 경우엔 생각을 그렇게 고쳐먹으니 다시 창업해서 도전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작년에 치과에만 천 만원 쓴 것 같습니다. 충치 치료에 2, 300만원 정도 쓰고, 치아 교정으로 또 700만원 정도 썼습니다. 그 동안 치과를 한 번도 안간 대가와,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질렀습니다.
참, 사랑니도 4개 전부 다 빼버렸습니다. 사실 하고나면 별 거 아닌데, 가기 전엔 지옥으로 끌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다들 부디 치아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근데 회고하고 나니 생각보다 내용도 없고, 재미도 없네요.
올해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가 뭐가 있을지 더 고민해보고, 2022년 회고엔 좀 더 재밌고 유익한 내용들로 채워봐야겠습니다.